• 서울시 청년수당 받아본 청년들의 실제 경험은 어땠을까?
• 청년 일자리 정책이 나아갈 방향은?

이젠 청년들의 실제 경험담을 들어볼 때

그러나 다양한 주체들이 청년수당에 관한 주류담론을 형성하는 동안, 정작 당사자인 청년들이 그러한 담론 형성에 참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오히려 주류담론 형성과정에서 기존 세대의 타자화된 청년의 이미지가 강화된 것은 아닌지, 또한 정책 형성 과정에서 개별 청년들의 다양한 관점들이 반영되었는지에 대해 비판적 성찰이 필요해 보여요.

그래서 이번에 살펴볼 연구자료는 청년수당을 받은 청년들을 인터뷰하고, 인터뷰 내용에 대한 해석을 통해 정책이 청년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탐구합니다. 정책을 실제로 경험한 청년들의 구체적 경험과 인식을 알아보고 이를 정책담론으로 환류하는 과정을 통해, 계속 확대되고 있는 청년수당 정책의 개선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청년이 취약계층일까요? '88만원 세대'로 상징하는 근로 빈곤에 노출된 위태로운 청년의 이미지가 실제 청년들이 자신을 인식하는 방식일까요? 인터뷰 결과는 오히려 이런 청년 이미지에 대한 의문과 반발이 우세했습니다.

   "처음에 청년 수당 설명회 갔을 때도 청년을 약간 불쌍하게 보는듯한 느낌? ‘고생 많으셨죠?’ 이런 멘트부터 그런 느낌인데 우리는 고생한거 하나 없는데.."

     "힘드신 분들은 당연히 도와드려야 되는 건데 청년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지 다 멀쩡한데 진짜 돈 때문에 힘들면 그냥 취업하면 되거든요...그런데 돈 줘서 ‘너 하고 싶은 거 찾아’ 이거는 좀 말이 안 되는 말 같아요"

• 청년들은 자신들이 취약계층이기 때문에 정책의 수혜자가 되었다고 보기보단, 청년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정치인들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정책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어요.

      "요즘 뭐하면 청년, 청년 이런게 많은데 청년들이 무서워서 그런가? 청년들이 따지는 게 많고 나중에 미래에 영향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청년들을 잘 해주려고 하는 건 보여요. 힘을 얻으려고 그런거 같아요."

   "‘시장은 선거가 되면 바뀌는 거고, 결국 국민들이 예산을 책임져야 하는데 이게 과연 좋나?’라는 생각..."

• 그렇다면, 청년수당이 구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활동에도 현금으로 무분별하게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는 실제로 어땠을까요? 청년들은 스스로 무언의 규범을 가지고 돈을 쓰고 있었습니다. '세금으로 모아진 자원'이기 때문에, '구직 목적 외에 벗어나지 않게'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하에, 혹은 자기도 모르게 자기검열을 하며 소비한 경험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구직 목적에 맞는지 애매한 소비들은 기준을 찾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한 지출을 관리하는 행정절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소비가 제한되는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 기존의 일자리 정책보다 포괄적인 사회활동을 지원하고자 했던 정책의 취지는 잘 살려지고 있었을까요? 안타깝게도 청년수당이 미취업 상태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켜 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2020년에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수당 참여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3.5%)이 '취/창업이나 창작 등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일자리 정책에 동의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청년수당 이전의 일자리 정책은 취업에 대한 협소한 기준과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적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국가에서는 정규직을 취업이라고 보는데 꼭 4대 보험이 들어가는 정규직을 해야만 취업은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 프리랜서도 직업군으로 봐야 되고요."

     "직장인이 되고 싶어서 구직을 하는 사람이 있고, 알바를 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고. 사람마다 너무 다른데 규정해서 억지로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