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M 분야에서의 젠더 불평등

여성들이 STEM을 선택하지 않는 내적, 외적 요인

미국에서는 거의 대학교를 졸업하는 여성들이 전체의 57%를 넘어가고 있지만, 공학을 전공해서 졸업을 하는 여성들은 20%도 안 된다고 해요. 지금까지 다른 연구들에서는 STEM 분야를 여성들이 왜 전공하지 않고, 왜 관련해서 직업을 가지지 않는지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분리해서 분석해왔어요. 내적 요인은 능력, 관심, 자기 효능감을 말하고, 외적 요인은 멘토, 학습할 때의 경험, 직장에서의 경험을 말한답니다.

먼저 내적 요인으로, 남자가 STEM 분야를 전공할 때 필요한 능력인 공간지각력이 더 뛰어나거나, 미국 수능(SAT)의 수학 점수가 더 높다는 연구가 있대요. 두 번째로 자기 효능감은 그 분야를 전공하거나 커리어를 쌓을 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믿는 마음이에요. 여성이 남성보다 STEM 분야에 있어서 자기 효능감이 낮기 때문에 전공이나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는다고 보는 연구도 있어요.

외적 요인으로는 첫째, STEM 분야에 여성이 없어서 참고할만한 멘토가 없기도 해요. 둘째, 학업 성취에 대한 의욕이 있고 능력이 있어도 대학교에서 수학이나 과학을 가르치는 방식이 여성들의 학업적 성취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 셋째, 여성들은 직장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지 못하거나 급여가 낮은 등 직장에서 부정적인 경험을 했거나 직장 만족도가 남성보다 낮아서 일을 그만두기도 한대요.

과거와 별로 바뀐 게 없다고?

이러한 앞선 연구들을 바탕으로 저자는 “여성이 STEM 분야에 잘 진출하지 않는 이유가 과거와 달라졌는지”를 살펴보았어요. 미국에서 고등학생 때 과학 경시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했어요. 이 과학 경시대회는 명망이 있어서 나중에 STEM 분야에 진출해서 연구를 하기 원하는 학생들이 주로 참가한다고 해요. 37~39세와 27~29세 두 집단을 비교해서 10년 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했어요.

결과는 “10년 전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고 나왔어요. 첫째, 내적 요인으로 지적된 수능 수학 점수나 자기 효능감이 여전히 여성보다 남성이 높았어요. 대학교 때 물리학, 컴퓨터 공학, 기술, 생물학 등의 과목을 잘했는지 물어봤을 때, 남성들은 거의 모든 과목에서 자신이 잘했다고 대답했어요. 여성들이 자기가 잘했다고 말한 분야는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많은 생물학, 화학, 약학 분야였어요. 둘째, 외적 요인에 해당되는 대학교에서의 학습 경험은 남녀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어요. 셋째, 선행연구와 달리 STEM 분야에 멘토가 있는지의 여부는 STEM 분야에서 직업을 갖는 것에 영향을 많이 주지는 않았어요. 넷째, 37-39세 집단은 27-29세 집단 보다 아이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STEM 분야의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일-가정 양립이 어렵고 일하는 시간이 유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더 많이 꼽았어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자는 생물학과 같은 특정 영역에만 여성이 많은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여성들이 컴퓨터 공학이나 물리학을 택하지 않는 이유는 그 과목에 흥미나 관심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흥미나 관심은 사실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에 영향을 받아 변화될 수 있는 것이에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어떤 경험을 통해서 받아들이면서 ‘그런 건 남자나/여자나 하는 거야’하는 생각이 흥미나 관심, 나아가 능력에도 반영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학교에서 학생들이 STEM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진로의 날이나 실습 활동, 연사 강연 등 STEM 진로에 대해 알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주는 게 중요할 수 있어요.

둘째, 저자는 여성들의 자기 효능감을 올리는 방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타고난 능력보다는 노력에 대해 칭찬해주고, 발전가능한 능력들을 끌어올려주며,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법을 가르침으로써 자기 효능감을 올릴 수 있대요. 어린 나이 때부터 수학 과학 분야에 대한 자신감과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고, 여학생들을 위한 코딩, 수학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극 독려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셋째, 다른 연구도 하나 더 소개할게요. Bloodhart et al(2020)의 연구에서는 대학교 학부 과정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학점이 높은 물리학과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어요. 남자 여자 모두 함께 공부하고, 도움을 청할 사람으로 여성 동료를 뽑았지만, 실제 성적과 관계없이 가장 최고로 똑똑한 학생으로 뽑는 건 남성 동료였죠.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여성의 능력이 저평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동료들 사이에서 여성의 성취를 인정해야 여성들이 STEM 분야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예요.

넷째,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남성 여성 간 급여 차이를 줄이고 연구비 지원이나 고용, 승진 시 무의식적 차별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점검이 필요해요.

다섯째, 언제부터 남녀 사이에 STEM 분야에 대한 흥미가 달라지고, 어디서부터 차별이 시작되는지 우리는 아직도 잘 몰라요. 왜 여성의 수능 수학 점수가 남성보다 낮은 건지, 왜 생물학 같은 특정 분야에만 여성들이 많은지, 컴퓨터 공학은 왜 잘 선택하지 않는지, 왜 같은 일을 해도 여성이 임금이 더 적은지, 왜 남성을 더 능력있다고 생각하는지 명확하지 않아요. 어디에서 차별이 시작되고, 어떤 해결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앞으로도 연구가 많이 필요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