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성교육 #청소년 #성관계 #피임

• 증가하는 청소년 성관계, 그러나 여전히 제한적인 성교육

• 청소년기 학교에서의 성교육은 어떠했나요?

• 학교 성교육에서 가르쳐주었다면 좋았을 것들

• 마무리하며

증가하는 청소년 성관계, 그러나 여전히 제한적인 성교육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의 청소년 성관계 경험율은 5.4%으나 2024년에는 6.4%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어요. 또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2023년 통계에 의하면 첫 성 경험 시기는 남성과 여성 모두 '20∼24세'가 각각 65.9%, 57.4%로 가장 많았습니다. 청소년 성관계가 증가하고 있고, 법적으로 성인이 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성행위를 경험하고 있다면, 청소년기의 성관계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과 올바른 성관계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전달해줄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기관은 학교일 것입니다.

 따라서 청소년기 올바른 성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을 기억하시나요? 낯선 이가 다가오면 '안돼요! 싫어요!"를 외치라는 성폭력예방교육이 중점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단편적이고 형식적인 성교육만이 이뤄졌던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학교보건법」이 2007년에 제정됨에 따라 보건 교육의 일부로 연간 15차시 이상 성교육이 의무화되었으나, 여전히 학교 성교육은 성범죄 예방에 치우쳐 있습니다. 성교육을 위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 않고, 성교육, 성폭력/성희롱 예방교육, 양성평등 교육 등에 대한 지침이 각각 따로 구성되어 있어 학교 입장에서도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할 동기가 부족한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성교육이 어떤 부분에서 부족한지, 미국의 성교육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면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폴리버리 레터는 미국의 사례를 통해 청소년기에 학교에서 어떻게 성교육이 이루어졌고,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면밀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출처: Chat gpt

청소년기 학교에서의 성교육은 어떠했나요?

  미국 연구팀은 성경험이 있는 38명의 젊은 남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성교육 경험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면담 대상자 중 절반은 여성, 절반은 남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만 18.6세였습니다. 면담자들 중에는 이성애자가 대부분이었지만, 동성애자나 성적 지향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도 일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면담자 38명 중 단 2명만이 학교의 성교육 경험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단 6명만이 피임 또는 피임도구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보고했습니다.

한편, 성교육이 어떻게 이뤄졌길래 이렇게 불만족스러웠던 걸까요? 예를 들어 Piper는 성교육 교사로 경찰이 방문하였던 기억을 떠올리며 "17세 미만에 해당하는 모든 사람들을 일어나라고 하더니 우리를 'jailbait'라고 부르고 다시 앉게 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여성 면담자 Ingrid에 따르면, 교사는 성관계를 하면 성병에 걸리니, 섹스를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남성 면담자 Jesus는 6학년 때 보건 선생님이 ‘결혼하지 않고 성관계를 하면 성병에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더구나 성교육을 진행한 사람은 전문적인 성교육 지식을 가진 교사 및 강사가 아닌,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교육은 성관계를 범법의 영역, 병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로서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시키는 데에 그치는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 잠깐, jailbait란?

성관계 승낙 연령 이하의 아동을 뜻해요. 텍사스 주에서는 성관계를 하면 본인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강간죄가 성립됩니다.

학교 성교육에서 가르쳐주었다면 좋았을 것들

청소년 성관계가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 결과

  면담자들은 성교육 시간에 성적 행동에 대한 보다 총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랐습니다. 먼저, 앞에서 jailbait라고 부르거나 성병 유발의 원인을 강조하는 것처럼 공포심을 불어넣는 방식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를 책임지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van은 섣부른 성행위가 ‘건강을 잃을 수도, 다른 사람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혹은 (청소년기에) 아이를 갖게 할 수도 있는데, 이는 매우 큰 일’이라고 인식했습니다. Jesus는 콘돔을 사용하더라도 성관계를 가질 경우 아이를 갖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콘돔이 파손될 위험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성관계를 하고 싶다면 그런 상황에 대처할 정신적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성관계의 정서적 측면

  다른 면담자들은 성행위가 정서적, 관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여성 면담자 Devyn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성행위의) 정서적인 측면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생님들은 "(그것이) 정신과 연결되어 있으며, 남성이든 여성이든 의무와 애착 등등이 따른다”고 말해줘야 할 것 같아요. 저는 학교에서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

시대를 반영한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정보

  많은 면담자들이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 비현실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보고했습니다. Lilianan에 따르면, 교육자료로 사용된 영상은 너무 오래된 것이어서 웃음거리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면담자들은 금욕만을 강조하는 성교육 내용 또한 구시대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면담자들은 이미 일부 청소년들이 성생활을 하고 있고, 임신이나 성병 경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성교육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선생님들은 그러한 문제에 대해 숨기기보다는 ‘정말로 현실이 어떤지’ 말해주어야 합니다.

면담자들은 성교육 시간에 성병 및 피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보고했고, 학교 성교육을 통해 이와 관련해서 배울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참가자들은 성병의 증상 혹은 성병에 걸리거나 임신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성교육에서 전달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Bianaca는 그러한 교육을 학교에서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들을 통해 스스로 배워야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또한 면담자들은 성교육은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Nathan은 성교육 시간이 이성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성교육을 받았을 때, 그것은 이성 커플에 대해서만 다루었고, 게이, 레즈비언 또는 양성애자 커플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저는 게이여서 성교육을 통해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어요.’”

  이성애 중심 성교육은 동성애 행위를 통한 성병 전염의 위험성을 전달하지 못하고, 결국 성적 소수자들은 안전하게 성행위를 할 수 있는 방법에 접근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배워야 합니다. 때문에 성교육을 통한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한 인정과 건강과 관련된 예방적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성교육의 빈도는 더 자주, 깊이는 더 깊게

  한편, 면담자들은 학교에서 성교육 빈도를 늘리고, 더 어린 시기부터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Jesus는 만 16세부터 가르치는 것은 조금 늦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Giana는 초등학교 때부터 조금씩 성교육을 받기 시작해야 하며, 중학교 때는 더 자주 성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Filgia는 성교육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반복되어야 하고 필수 과목이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Carlos는 학창시절 너무 드물게 성교육이 이루어졌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저는 3~5학년 때 성교육을 받고, 그 후 11학년 때까지 받지 않았어요. 그 간격이 너무 길어서, 제가 (11학년때) 성교육을 받을 때쯤에는 (저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어요. 성교육 시간에 배운 것은 거의 아무것도 없어요.”

  또한 면담자들은 이미 다른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 가령 스포츠 담당 교사가 성교육을 담당하는 것에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성교육은 해당 분야에 대해서 전문적이고, 정보를 잘 전달하는 훈련이 되어 있는 선생님에 의해 이루어져야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마무리하며

   면담자들은 학교의 성교육을 통해서 건강한 관계와 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기를 원했어요.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청소년기에, 구체적인 정보를 배제하고 금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성교육은, 청소년들이 원하는 현실적이고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해서 청소년들이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구하고 받아들이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2020년의 우리나라의 학교 성교육 실태 및 인식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비율의 중고등학생과 성인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성 정보 출처’로 ‘미디어’를 꼽았어요. 미디어를 통한 성 지식의 습득은 청소년들이 노골적이고 왜곡된 형태로 배울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교육을 통한 올바른 성적 지식과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